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메리 E. 브런코(Mary E. Brunkow), 프레드 램스델(Fred Ramsdell), 그리고 사카구치 시몬(Shimon Sakaguchi) 세 명의 과학자입니다. (일본의 30번째 노벨상 수상이네요)
노벨상을 받은 이 연구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공격하지 않고, 외부의 침입자만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는지 그 비밀을 밝혀냈습니다. 핵심은 조절 T세포(Regulatory T cell, Treg)라는 면역 세포입니다.
1. 면역 시스템, 왜 위험한가요?
우리 몸의 면역 세포(T세포 등)는 낯선 침입자(세균, 바이러스)를 발견하면 강력하게 공격하여 제거합니다. 문제는 면역 세포가 실수로 우리 몸의 정상적인 세포나 장기(예: 췌장, 관절)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여 공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.
2. '면역 관용'은 자기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능력입니다.
면역 시스템이 자기 자신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공격하지 않는 능력을 '면역 관용(Immune Tolerance)'이라고 합니다. 이는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.
- 중앙 관용 (Central Tolerance): 면역 세포가 만들어지는 '흉선'[1]이라는 기관에서, 자기 자신을 공격할 위험이 있는 세포 대부분을 미리 제거합니다.
- 말초 관용 (Peripheral Tolerance):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위험한 세포가 몸 밖으로 나옵니다. 이 세포들이 혈액과 조직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마지막으로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바로 '말초 면역 관용'입니다.
3. 노벨상 수상의 핵심: 조절 T세포의 발견
메리 브런코, 프레드 램스델, 사카구치 시몬 박사는 바로 이 말초 관용의 작동 원리를 규명했습니다.
사카구치 시몬 박사(오사카대학교 교수)는 1990년대 중반에 조절 T세포(Treg)를 발견했습니다. 이 세포들은 면역 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것을 능동적으로 억제하는 특수부대와 같습니다.
브런코와 램스델 박사는 2000년대 초에 조절 T세포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'Foxp3'라는 핵심 유전자를 발견했습니다. 이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조절 T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고, 면역 체계가 폭주하여 치명적인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.
4. 이 연구가 왜 중요한가요? (의학적 의미)
이 발견은 수많은 난치병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.
- 자가면역질환 (류마티스 관절염, 루푸스 등): 조절 T세포의 기능을 강화시켜 폭주하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염증을 줄입니다.
- 암 치료: 암세포는 조절 T세포를 이용해 면역 공격을 회피합니다. 이 세포의 기능을 약화시켜 면역 세포가 암을 효과적으로 공격하도록 돕습니다.
- 장기 이식: 이식된 장기를 공격하는 면역 반응을 조절 T세포로 억제하여 거부 반응을 최소화합니다.
1. 흉선(胸腺, Thymus)은 가슴의 정중앙 부위에 위치한 중요한 면역 기관이자 내분비선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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